본문 바로가기
VIGNETTE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by 화이트초코렛 2016. 4. 14.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에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볕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오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짓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오.


-노천명-

 

 

 

 

 

 

 

 

 

'VIGNET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가 세수를 할까?  (14) 2016.06.06
순간을 소중히!!  (9) 2016.05.10
변화란......  (15) 2016.04.08
[짧은생각] 되돌아갈 줄 아는 용기  (10) 2016.03.28
나룻배와 행인  (13) 2016.03.2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