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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URE

【책 리뷰】 비밀 - 히가시노 게이고

by 화이트초코렛 2022. 7. 19.

♣ 이 리뷰에는 약간의 책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으시면 뒤로 가기 꾸욱~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소설 『비밀』 입니다.

앞서 읽었던 백야행이나 환야는 수사물이라 사람들의 사망 사건이 여럿 포함되어 있지만 『비밀』은 수사물이 아니라 한 개인의 가정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범인을 특정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백야행과 환야를 읽을 때 다소 어려웠던 부분은 일본 작가의 글이다보니까 이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더구나 수사물어서 가해자, 피해자, 목격자, 형사 등등 많은 인물이 등장하다보니 이제 책을 읽기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자꾸만 앞을 뒤적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비밀』은 헤이스케라는 남자 주인공 주변, 특히나 가정이라는 공간 안에서 대부분의 일이 발생하는 이야기라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 않아서 읽기가 훨씬 나았던 것 같아요.

『비밀』은 헤이스케의 아내와 딸이 버스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사고로 인해 헤이스케의 아내는 온 몸이 바스라져서 사망했고 딸은 아내의 희생으로 외상은 하나도 없었지만 심각한 뇌 부상으로 인해 의식이 없었죠. 그런데 의식이 없던 딸이 깨어납니다. 문제는 여기부터 시작이죠.

육체는 딸이었지만 그 의식은 아내가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아내의 영혼이 딸의 몸에 깃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이런 영혼 체인지 스토리는 이제는 식상할 정도로 많은 매체에서 다루었는데 이번처럼 한 쪽이 사망한 경우는 특별한 것 같았어요. 

몸은 어린 딸, 그 의식은 삼십 중반의 아내. 대화를 하거나 함께 있는 시간은 아내로 여겨지지만 외부에서는 철저히 아빠와 딸.

"나는 아내를 잃은 것인가? 딸을 잃은 것인가?"

라는 헤이스케의 질문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아요. 둘 다 살아있지 않으면서 둘 다 살아있는 것 같은 상태.

책이 중반으로 가면 딸(아내)은 성장하고, 아빠는 늙어가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변화를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빠는 여주의 모습이 딸이기에 아내로서의 의무를 요구하지 못하지만 동시에 아내이기에 딸로서의 독립성을 인정해 줄수도 없죠.
여주는 모습은 딸이기에 딸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가야 하지만, 동시에 아내이기에 남편에 대한 의무를 저버릴 수도 없죠. 

이런 딜레마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터라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상황에 대해 묘사한 부분은 단숨에 읽어내려 갔던 것 같아요.

이 책의 결말은 다소 열린 결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책을 번역한 번역가도 당신은 어떻게 해석하냐고 하고 있으니까요.

여러분이 아빠라면, 혹은 딸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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