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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URE

【책 리뷰】 그대 눈동자에 건배 - 히가시노 게이고

by 화이트초코렛 2022. 6. 29.

 

그대 눈동자에 건배 라는 제목을 보고 스치듯 지나갔던 TV프로그램의 한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어떤 남자배우가 여자 출연자에게 "그대 눈동자에 건배" 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었는데 훅 지나가서 앞 뒤 문맥은 모르고 "그대 눈동자에 건배"라는 말만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어느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문장이라고 생각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 단편 소설집 이름이 그대 눈동자에 건배 여서 신기한 마음에 가져왔습니다.

 

 

 

 


그대 눈동자에 건배라는 문장 자체만 보면, 로맨스 소설 같지만 사실, 소설 속 상황은 전혀 로맨스가 아니라는 것이 매력이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서 보이는 반전 매력이라고나 할까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다 장편으로만 봐서 단편은 심심할 것 같았는데 짧은 단편 속에서도 임팩트 있는 반전을 기대할 수 있어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단편이다 보니 소설 속 내용을 살짝만 흘려도 내용 전체가 짐작될 것 같아서,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넘어가도록 할께요.

다만, 이 단편소설집 안에서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어서 공유합니다.

제목은 [오늘 밤은 나 홀로 히나마쓰리] 입니다. 이 단편 소설 속에는 우리 나라의 예전 어머니의 삶을 연상시키는 여인의 죽음이 나옵니다. 엄한 시어머니 밑에서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살았던 우리네 며느리들 처럼 소설 속 주인공 사부로의 아내는 그런 삶을 살다가 죽었습니다. 남편(사부로)은 아내의 그런 삶을 생각할 때마다 너무 미안했죠. 하지만 소설 끝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는 며느리의 삶 속에서도 아내는 나름의 재미를 누리며 살았다는 것으로 결론이 지어지죠. 개인적으로 이 소설은 전반적으로 내용이 잘 와닿지 않는다 할까, 이해가 안된다 할까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아마도 일본의 문화를 잘 모른다는 이유도 한 몫 한 것 같아요.

하지만 사부로의 아내가 시어머니의 구박(?)이 심한 상황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잘 견디며 살수 있었던 이유가 참을성이 강해서가 아니라 자기 나름대로 즐기면서 힘든 일을 뛰어넘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대목이 마음에 남았습니다.

 

 



참는다는 것이 때로 미덕이기도 하지만 장기간 참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어찌 할 수 없는 힘든 상황을 "참아야" 하는 일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저는 포기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만약, 며느리의 입장이었다면 가출(?) 했을지도? ;;;;

소설 속 사부로의 아내는 "참을성"이 많은 것이 아니라 힘든 상황 속에서도 나름 즐거움을 찾으면서 이겨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는 결말을 보면서, 저도 그런 지혜를 배우고 싶더군요.

힘든 상황을 참을성이나 인내심으로 이겨 내는 모습도 훌륭하지만,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신만의 재미나 즐거움을 찾아내 즐기면서 이겨내는 경우가 더 오래 참을 수 있고 참는 대상이 사람이라면 상대방도 불쾌하지 않게 이겨내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함을 잃지 않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인 것 처럼요. 인내심과 참을성도 좋지만 그와 함께 지혜도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게 보았던 단편은 [그대 눈동자에 건배], 마음에 여운을 남겼던 단편은 [오늘 밤은 나 홀로 히나마쓰리]였습니다. 아마 같은 책을 다른 분이 보신다면 또 다른 재미를 만나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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