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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URE

【책 리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히가시노 게이고

by 화이트초코렛 2022. 10. 28.



♣ 이 리뷰에는 약간의 책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니 원치 않으시면 뒤로 가기 꾸욱~

이웃인 우주인 님이 댓글로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을 추천해주셔서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우주인님께서 블로그에 리뷰를 올리신 책이기도 해서 우주인님의 리뷰도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래요.

 

 

 

 

[ 책추천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재미있게 읽은 책은 꼭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어지죠. ‘이 책 어때?’ 카타고리를 통해 틈틈이 읽었던 책들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말로만 듣던 책을 구입해 읽은 건

bookroom73.tistory.com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영화로도 만들어진 작품인데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세 명의 좀도둑이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들었다가 경험하게 되는 시간여행 같은 것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흔하디 흔한 타임슬립 주제의 이야기인가 했는데 이 책의 번역가의 말을 그대로 인용한다면, 첫 장을 읽은 다음부터 끝까지 거의 완주하듯이 읽어내려갔습니다. 흡입력이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책의 가로 세로 사이즈가 작은 대신에 상당히 두꺼운 책이었는데 이틀만에 다 읽고 나니 이렇게 두꺼운 책을 쉬지 않고 읽었다는 뿌듯함과 함께 히가시노 게이고의 필력에 다시 한번 감탄을 했습니다.

 

 

 


세 명의 좀도둑에 대한 에피소드까지 포함한다면, 이 책은 다섯 편의 에피소드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데, 시간 순서대로 기록되어 있지 않아서 웹툰 신조어로 말한다면 떡밥이 회수되는 재미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은 잡화점 주인 나미야 유지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일본 이름도 우리나라와 같은 방식이라면 나미야가 이름이 아니라 성이겠네요) 일본어로 나야미가 고민이라는 뜻이라서 나미야라는 이름을 어린 아이들이 고민(나야미)도 들어주는 잡화점이냐며 놀리게 되면서 나미야 잡화점이 고민상담을 하게 되는 것으로 글이 시작됩니다. 

나미야씨는 자신에게 상담해오는 고민의 대부분이 이미 답이 정해진 고민을 가지고 온다고 합니다. 자신의 결정에 동의를 구하는 고민이 많기에 나미야씨가 하는 조언에 대해 다시 편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요.

제가 봐도 네 가지의 에피소드에서 고민을 토로하는 사람들은 이미 답을 정해놓은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답이 정해졌는데 왜 고민을 하는 것일까요?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저는 그 답을 진실에 대한 외면에서 찾았어요. 이미 마음 속으로는 답을 알고 있지만 그 답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또는 그 답대로 하는 것이 힘든 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일부러 외면하는 것이죠.

첫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도 운동이 힘들어서 도망치고 싶었던 참에 간병이라는 좋은 핑게거리가 생긴 케이스였습니다. 운동이 힘들어서 도망치고 싶은 본심(진실)을 외면하다보니 간병을 해야 할지 운동을 해야 할지라는 면에서 고민이 되었던 것이고 그 고민의 답이 간병이기를 바랬던 것이죠.

제 인생에서 저는 제 자신을 몰랐기 때문에 실수를 많이 했고 엉뚱한 길에서 헤멨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다보니, 어쩌면 저 또한 저에 대해 몰랐던 것이 아니라 저에 대해 알고 있었던 진실을 외면한 채 바깥에서 원인을 찾고 해답을 찾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운동에서 도망치기 위해 간병이라는 핑게거리를 찾은 첫 번째 에피소드의 주인공처럼 정면승부해야 하는 어떤 것으로부터 내내 도망쳤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말이에요.

어쩌면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진실을 외면하지만 않는다면 하늘에서 가져온 이성과, 하늘에서 주신 양심과, 사회에서 배운 지식으로 대부분의 고민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이 작품 속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작가가 인연이 끊어지는 것에 대해 언급한 내용은 요즘 종종 보이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에서도 나오는 말 같았어요. 사람 사이의 인연이 끊어지는 것은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고요. 표면적인 이유가 어찌되었든 서로의 마음이 단절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이죠. 가족간의 애정도 이와 같아서 평소에 마음이 단절되지 않도록 봉합(?)하는 대화가 끊어지면 마음도 끊어지는 것 같아요. 마음이 끊어지면 아주 사소한 이유로도 가족이 해체되는 것 아닐까 싶었어요.

 

 

 

 



이런 저런 깊은 고민에 대해 상담해주었던 나미야 사장님(?)은 자신의 상담에 대해 아들에게 말하기를 자신의 답장이 도움이 된 것은 고민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스스로 열심히, 착실하게 살자는 마음이 없었다면 나미야씨의 답장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요.

 

 

 

 

 


저는 엘로힘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문장이 세상에서 말하는 "마음먹기에 따라 달렸다"라는 상투적인 문장으로 보이지 않고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는 나의 마음가짐에 대해 돌아보게하는 문장으로 보였어요.

하나님의교회 안상홍님 육성설교 중에 "성령이 나를 업고 뛸거냐 우리는 나가서 전도해야 한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흔히 성령의 은사라고 해서, 성령을 받으면 바로 외국어가 가능하다든지 병이 치료된다든지 하는 기적을 생각하는데, 성령은 우리를 "돕는" 역할입니다. 즉, 내가 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내가 뛰기만 한다면 날개를 달아주시는 것이죠.

이 책을 읽고 나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도 진실을 외면하고 도피하지 않으며 정면승부하려고 노력한다면 보이지 않는 손길이 그 노력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 작품의 큰 아웃라인은 환광원이라는 보육원과 나미야 잡화점의 연결점입니다. 이것은 책으로 확인하시는 것이 작품의 재미를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여기서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영화로 감상하시는 것도 좋겠지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꼭 책으로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저는 나중에 영화를 보고 책과 비교해봐야겠어요.

제가 읽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전 작품들, 백야행이나 환야가 어둡고 무거운 느낌이었다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책이었습니다.

첨언.

어릴 때 부터 책 읽기를 싫어했던 히가시노 게이고가 오늘날 대단한 필력을 가진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책 읽기를 싫어했기 때문에 독자들이 끝까지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번역가의 말 중). 히가시노 게이고의 경험을 보면서 나의 단점이 어쩌면 결국 나의 장점으로 돌아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재미난 상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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